[여의도풍향계] 또 반복된 혁신위 잔혹사…이제는 총선 모드로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42일 만에 빈손으로 끝냈습니다.<br /><br />역시 조기 해체된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와 비슷한 결론입니다.<br /><br />우여곡절 끝에, 어찌 됐든 현 지도체제로 총선을 치르게 된 여야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들어갑니다.<br /><br />여의도 풍향계, 방현덕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'강서구청장 참패' 후, 환골탈태를 약속하며 출범한 혁신위.<br /><br />김기현 대표가 '전권'을 약속하고, 인요한 위원장도 "다 바꿔야 한다" 공언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, 결국 40여일 만에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습니다.<br /><br />첫 혁신안으로 던진 '대사면'은 당 지도부가 수용했지만 당사자들의 반발로 빛이 바랬고, 가장 힘을 줬던 친윤, 중진, 지도부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요구는 한 달 가까운 침묵, 또 반발 끝에 사실상 거부당했습니다.<br /><br /> "공관위 등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사안이 있어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할 수 있어 이해해달라"<br /><br />집도의로 영입됐지만, 환자가 수술을 거부하는 상황.<br /><br />결국 혁신위 출범이 선거 패배 책임을 일단 모면해보려는 시도였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.<br /><br /> "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이렇게 알아볼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셔서 많이 배우고 나갑니다"<br /><br />물론 인 위원장 개인이 빚은 설화나, 건강한 당정관계를 만들어달라는 당 안팎의 요구를 등한시한 것도 실패 원인으로 꼽힐 겁니다.<br /><br />역시 올해 민주당에서 띄웠던 김은경 혁신위.<br /><br />1호 혁신안 불체포특권 포기부터 거부당하고,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주자는, 노인 폄하 같은 논란만 남긴 채 역시 조기 퇴장했죠.<br /><br />돌이켜봐도, 정치권에서 혁신위가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.<br /><br />활동 중간 동력을 잃거나 혁신 대상으로 몰리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.<br /><br />가령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 퇴출과 맞물리며 힘이 빠졌고, 2017년 '류석춘 혁신위는 탄핵 부정 발언 등으로 논란만 빚었습니다.<br /><br /> "지금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던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. 저 또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."<br /><br />2014년 김문수 혁신위는 비박계 김문수 위원장에 대한 친박계 반발에 부딪혀 표류했죠.<br /><br />물론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례도 있습니다.<br /><br />2005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전권을 받은 홍준표 혁신위, 2015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띄운 김상곤 혁신위가 대표적입니다.<br /><br />혁신위원장이 계파색이 옅은 중립적 인물이라는 당내 인식, 그리고 당 대표 등 실권자가 반발을 누르고 혁신안에 전폭적 지지를 실어준 게 성공의 열쇠였다는 분석입니다.<br /><br />이번 주 여의도 전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.<br /><br />4월 10일 22대 총선, 오늘로 딱 넉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주부터는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들어갑니다.<br /><br />당장 선거 120일을 앞둔 화요일, 전국에서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됩니다.<br /><br />예비 후보자가 되면 어깨띠를 매고 명함을 배부할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전화를 걸거나 홍보물을 보내 선거운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피부로 느끼는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겁니다.<br /><br />다만, 선거구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건 변수입니다.<br /><br />선거구 획정안 초안에 대한 여야 협상, 지난주 막 시작했습니다.<br /><br /> "부산은 의석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하고 오히려 전라북도를 줄이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논거가 없는…"<br /><br />여당이 유리한 강남 3구나 대구 달서 등 대신 야당세가 센 경기 부천, 안산, 서울 노원 등에서 의석수가 줄어든다며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.<br /><br />국민의힘도 강원도 등의 지역구 경계 조정에 불만이 적잖아 연내 처리는 어려워 보입니다.<br /><br />자기 지역구도 정확히 모른 채 선거운동에 임해야 하는 예비 후보자들로선 속이 타들어 가는 일일 겁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, 아마도 현 김기현, 이재명 체제에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.<br /><br />역시 총선 모드 전환이 시작됐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빠르면 이번 주 후반,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 출범합니다.<br /><br />지난 21대 총선 공관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겁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이미 지난주 전략공천위원장으로 안규백 의원을 지명했죠.<br /><br />경선 없는 전략공천 지역구는 최소화해 공천에 당원 뜻을 최대한 반영한단 계획입니다.<br /><br />양당 모두 총선 새피 수혈도 시작했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지난주 소아과 의사 하정훈 원장과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등 5명의 영입인재를 먼저 선보였고,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베일을 벗는데, 국민에게 무려 1,500명의 인재를 추천받아 심사하고 있다 합니다.<br /><br />여야의 영입 인재들, 아마도 지역구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에 도전하겠죠.<br /><br />그런데 어떤 지역구가 사라지고 경계선이 바뀔지도 알 수 없고 비례대표도 제도가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입니다.<br /><br />막 정치권에 발을 들인 신인으로선 참 황당한 상황일 겁니다.<br /><br />총선 준비도 준비, 인재 영입도 영입이지만 그 전에 게임의 룰, 선거법을 확정하는 게 먼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PD 김효섭<br />AD 김희정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